고금리 시대…현찰로 집 구매해볼까
최근 오렌지카운티 소재 주택을 판매한 이모(68)씨는 LA 소재 2베드룸 콘도와 렌트용으로 팜데일 타운하우스를 현금 구매했다. 이씨는 "은퇴 후 큰 집이 필요하지 않고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이 필요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현금 구매다 보니 원하는 매물을 빠른 시간에 리스팅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씨는 "무엇보다 요즘같은 고금리 시대에 월 상환액 걱정 없이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이 현금 구매의 가장 큰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김씨처럼 모기지 융자 상환을 끝낸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주택 현금 구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금 주택 구매 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금 주택 구매에 대한 장단점 및 유의해야 할 점들을 알아봤다. ▶장점 현금 구매의 최대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부채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매월 모기지 융자를 상환할 필요가 없고, 집 가치 상승 시 이는 곧바로 자산 증식으로 연결된다. 또 주택 대출 시 발생하는 이자 및 수수료 등 추가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큰 장점. 현금 구매는 집을 팔 때도 유리하다. 갚아야 할 주택 융자가 없기 때문에 판매 수익의 100%가 셀러의 주머니로 들어 온다. 따라서 이후 충분한 현금 유동성으로 새집 구매 시에도 자금 조달에 유리해진다. 백기환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 명예부사장은 "이미 융자 상환을 마친 주택을 소유한 은퇴자에게 새집 구매 시 현금 구매는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며 "이전에 자녀들과 함께 살던 주택 매매 후 거주용으로 이전보다 작은 집을 구매하고 남은 여유 자금으로 집값이 저렴한 도시 외곽에 투자용 콘도나 타운하우스 등을 구입해 렌트하면 안정적인 임대 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현금 구매의 장점 중 하나는 모기지 대출 기관의 대출 승인 및 실사를 위한 소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출 기관이 인스펙션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인스펙션이 필요없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급한 마음에 집 감정없이 집을 구매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구매 후 낭패를 막으려면 현금 구매라 할 지라도 인스펙션을 꼼꼼히 실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현금 구매는 복수 오퍼시 단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2021년 부동산 업체 레드핀(Redfin) 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오퍼는 복수 오퍼에서 구매 가능성을 4배나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단점 최근 주택 구매시 전액 현금 구매자들이 이전보다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조사에 따르면 모기지 융자로 집을 구매한 바이어가 올해 78%, 지난해 87%와 비교해 올해들어 현금 구매자가 10%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전히 주택 구매시 현금보다는 융자를 이용한 구매가 월등히 많다. 그러나 아무리 주택 융자로 집을 구매한다도 해도 집값 상승으로 인해 다운페이먼트조차 힘든 게 현실. NAR 보고서에 따르면 첫 주택 구입자의 27%가 "다운페이먼트를 위한 저축이 집 구입 과정 중 가장 힘든 일이었다"고 응답했으며 이들의 평균 다운페이먼트 액수는 집 구매액의 6%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미 모기지 융자 상환을 모두 마친 집을 팔아 목돈을 쥔 은퇴자들이 아니고서는 대다수 바이어들은 주택 구입 시 전액 현금 결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셈. 그리고 현금을 손에 쥐었다고 해도 현금 자산이 딱 새집을 살만큼만 있다면 이를 모두 주택 구입에 올인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방법이 아닐 수 있다. 만약 집 구매 후 지붕 수리, 배수관 수리 등과 같은 큰 돈 들어갈 예기치 못할 일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이런 돌발 상황 외에도 매월 들어가는 자동차 페이먼트 또는 자동차 유지비, 의료비, 생활비 등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산 관리 전문가들은 수입이 끊겼을 경우를 대비해 6개월치 생활비를 비상 자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새집을 현금 구입 시 얼마간의 여유 자금은 남겨놓고 집을 구매해야 한다. 또 세제 혜택도 따져봐야 한다. 모기지 융자로 집을 구매한 주택 소유자들에겐 모기지 이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있다. 그러나 이는 2017년 12월 이후 구입했다면 첫 75만달러 융자액에 대해서만 공제가 가능하다. ▶유의사항 현금으로 집 구매시 유의해야 할 점은 대출기관이 요구하는 필수 사항이 없다보니 자칫 집 매매 전 중요한 검사나 절차를 건너 뛸 수 있다는 것. 클로징 비용의 경우 대개 대출 기관의 요구사항에 의한 것들이어서 건너 뛸 수 있지만 집 매매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타이틀 서치, 타이틀 보험, 인스펙션 등은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금으로 주택 구매시 자신의 재정 상태 및 경제 상황도 꼼꼼히 분석해 결정해야 한다. 특히 투자용으로 주택 현금 구매 시 같은 액수의 자금을 주식이나 뮤추얼 펀드, 사업 등에 투자했을 때 수익율을 비교해 결정해야 한다. 재정 전문가들은 "어떤 투자도 100% 안전하고 수익이 발생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다만 부동산에 올인하는 경우 이후 투자 기회가 생겼을 시 여유 자금이 없어 그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주현 객원기자고금리 구매 현금 구매 새집 구매 현금 주택